그리고 살아남은 자는, 결국 스스로 왕이 된다."
벨제아르가 처음 눈을 떴을 때, 그는 이름도 없었다. 악마 군단의 병사, 수천 중의 하나. 당시 그가 섬기던 군주는 스스로를 대마왕이라 불렀다. 지하 대제국을 세우겠다고 선언했고, 군단은 그 말을 믿었다. 믿었기 때문에 따랐고, 따랐기 때문에 싸웠다.
벨제아르도 믿었다. 처음에는.
첫 번째 전투에서 나는 쓰러졌다. 두 번째에도, 세 번째에도. 그러나 쓰러질 때마다 무언가를 가지고 일어났다 — 어디서 실수했는지, 무엇을 놓쳤는지. 동료들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다 사라졌다. 나는 달랐다. 살고 싶어서가 아니라, 지고 싶지 않아서.
— 벨제아르, 혼잣말 (기록자 없음)그는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 앞으로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 물러서는 법을. 명령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읽는 법을. 군주들은 그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생각하는 병사는 복종하는 병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쓸 수 있는 한 썼다. 살아남는 병사는 언제나 필요했으므로.
그렇게 벨제아르는 열세 명의 군주 아래에서 싸웠다. 열셋 모두 몰락했다. 그리고 열세 번 모두, 잔해에서 걸어나온 것은 벨제아르 하나였다.
열세 번째 군주는 오래 버텼다. 7년. 그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벨제아르는 처음으로 같은 자리에 오래 있었고, 처음으로 동료들의 이름을 외웠고, 처음으로 무언가를 지키고 싶다는 감각을 알았다.
그래서 7년째의 봄이 더욱 선명하게 남아 있다.
바깥의 연합군은 역대 가장 규모가 컸다. 군주는 최후를 직감했고, 그가 내린 명령은 단 하나였다 — 전 병력, 전진. 이유는 없었다. 전술도 없었다.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한 자의 마지막 절규였다. 수천의 마물이 성문을 향해 쏟아져 나갔다.
벨제아르는 멈췄다.
명령을 어긴 것이 처음이었다.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 정확히는, 움직이지 않기로 했다. 앞으로 나가면 죽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두려움이 아니었다. 그것은 판단이었다. 그리고 그 판단이 처음으로 명령보다 강했다.
— 벨제아르, 기록 없음. 이후 자술그날 살아남은 것은 벨제아르 하나였다. 수천 중 하나. 군주는 무너졌고, 깃발은 불탔고, 이름들은 사라졌다. 벨제아르는 잔해를 걷다 멈췄다.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앞도 보지 않았다. 그는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무엇을 생각했는지, 스스로도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그 뒤로 그는 방향을 바꿨다.
그 뒤로 하나씩 늘었다. 아무도 부르지 않았지만, 소문은 돌았다. 순환을 거부한 악마가 던전을 세웠다고. 무너지지 않겠다고 선언한 자가 있다고. 그것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확인하러 온 자들이 있었고, 확인한 자들 중 일부는 머물렀다.
벨제아르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단 하나만 빼고 — 여기서는, 같은 실수로 두 번 죽지 않는다.
세상은 여전히 그의 던전을 원하지 않는다. 왕국들은 군대를 보내고, 모험가들은 명예를 위해 문을 두드린다. 벨제아르의 던전은 그 모두를 맞는다. 오늘도, 내일도.
그는 이 상황이 언젠가 끝날 것이라 믿지 않는다.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없다. 다만 하나의 확신이 있다 — 오늘보다 내일, 이 던전은 조금 더 강해져 있다. 그것이 그가 아는 유일한 승리의 정의다.
나는 악마의 왕이 되기 위해 이 던전을 세운 것이 아니다.
악마들이 살아남기 위해 이 던전이 필요했고,
내가 그 자리에 서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웠을 뿐이다.
왕이란 가장 오래 버틴 자다. 다른 정의를 나는 알지 못한다.